목사님과 인생 상담을 했다.
발단은, 목사님에게 털어놨던 인생 고민이었다
"하나님을 찾고 싶지 않다."
"하나님을 믿는다 얘기는 하고 있지만, 마지막 하나의 장벽이 주님께 완전히 빠지는 것을 막고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기독교에서 강조하는 하나의 사상.
혼전순결.
'야 쟤 섹스했대.'
'와 ㅈㄴ 부럽다 쟤 여친 섹시하던데.'
섹스는 학창 시절, 단순한 쾌락뿐만 아니라 아주 큰 명예를 의미했다.
기본적으로 성욕이 제일 날뛸 때이기도 하고,
남들은 쉽게 넘을 수 없는 금단의 영역을 넘었다는 정복자의 명예,
그 어떤 미사여구로도 표현할 수 없는 사랑의 쾌락,
그 시절 유행했던 '아다' 라는
성경험이 없는 남자를 조롱하는 표현,
이 조합은 남자 고등학생들을 미치게 하며,
섹스에 대한 갈망을 갖게 된다.
고등학교 때 필자의, 섹스에 대한 고찰.
필자는 공부를 굉장히 열심히 하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꿈 꾸던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고등학생이었다.
그런 필자의 앞에, 8년 동안 필자의 중심이 되었던 궤변이 세 가지 나타났다.
첫째,
"혼전순결을 지키는 여성은 의지가 대단한 거지만, 혼전순결을 지키는 남성은 기회가 없던 걸 혼전순결로 포장하는 남성적으로 매력이 없는 도태된 남성이다."
둘째,
"애니메이션과 프로그래밍을 좋아하는 남자들은 대부분 찐따이며, 모태 솔로에 성경험이 한 번도 없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너의 앞으로가 그렇게 될 것에 열등감이 느껴지지 않아?"
셋째,
"20대의 예쁜 여성들은 젊을 때 남자들과 뜨거운 시간을 보내고, 30대가 된 이후 능력있는 외모가 떨어지는 남자랑 결혼하게 된다. 이걸 더러워진 접시를 설거지하는 것에 빗대어서, '설거지론' 이라고 부른다.'
모두 사단과 마귀의 궤변이었다.
그러나 그 때 하나님 밖에 있었던 나는, 이 세 가지 의견에 대해서 깊게 생각했다.
우선 섹스를 세 가지 분류로 나눴다.
매춘,
원나잇,
여자친구와의 섹스.
각각의 Risk와 Return은 다음과 같다.
| Risk | Return | 결론 | |
| 매춘 | 금전적 손해가 크게 발생. 한 쪽만 원하는 섹스라 쾌감이 적음. |
이상형을 고를 수 있음. 실패 확률이 적음. |
현재 내 경제상황에 맞지는 않다, 그러나 경험 삼아 한두번은 해볼만 함. |
| 원나잇 | 금전적 손해와 시간적 손해가 크게 발생. 본인의 능력 껏 이상형을 고를 수 있음. 실패 확률이 꽤 있음. 강간으로 신고당할 경우 무죄임을 주장하기 어려움 |
양 쪽이 원하기 때문에, 매춘보다 더 쾌감이 좋음 | 굳이 할 이유가 없음 |
| 여자친구과의 성관계 | 콘돔을 사용하고 배란일을 피했는데도 우연히 임신할 확률인 100억 분의 3 [1] | 서로 원하는 섹스이며 노력으로 개선도 할 수 있고 횟수에도 제한이 없으니 리턴은 아주 큰 편 |
안 할 이유가 없음. 엄청난 로우 리스크에 굉장한 하이 리턴. 이거를 선택하지 않는 건 논리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음 |
논리적으로 분석해봤을 때,
여자친구랑의 콘돔을 사용하고 배란일을 피한 섹스를 안 할 이유가 없었다.
나는 이와 같은 판단을 통해, 여자친구와의 섹스는 즐겨도 된다고 판단을 내리고, 한 여자친구랑만 정말 많은 섹스를 했다.
나는 프로그래밍도 하고 싶었고, 공부하는 것도 좋아했지만, 그렇다고 사랑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세 가지 궤변에 대한 내 대답은 "지금 공부도 열심히 하고 섹스도 열심히 할게" 였다.
섹스와 자기개발을 동시에 챙기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미래 대비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이 논리적 판단에 근거하였기 때문에, 사귄 여자친구들과는 자주 섹스를 즐겼고,
그 과정에서 너무 밝힌다는 소리까지 듣게 되었다.(후에 알게 되지만 이는 ADHD=전두엽 장애 의 여파이다.)
하나님을 만나게 된 1년.
하나님을 만나게 되었다.
여자친구와의 이별,
아르바이트 해고,
졸업 작품 및 창업동아리의 저조한 성과,
병역특례 회사에서의 거짓과 갑질,
바닥난 통장 잔고와 늘어나는 대출,
이유를 모르겠는 조울증, 발기부전, 게임 중독, 술 중독 등으로 인해 피폐해진 내 앞에 하나님이 나타났다.
하나님은 내가 겪은 이런 모든 아픔은 시련이라고 하시고,
결국에는 선을 이루신다고 하신다.
경증의 자폐를 갖고 있는 나를 사랑하신다고 한다.
그 어떤 사회에서도 적응하지 못했던 나를
세상에서 제일로 사랑하신다고 한다.
사실 논리적으로 하나님의 존재는 이해되지 않는다.
진화론의 근거도 가득하며,
직관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골의사 TV, 조던 피터슨, 최바울 대표님, 그리고 필자가 다니는 교회의 담임 목사님은,
나보다 더 훌륭한 지능을 갖고 있으며,
나보다 더 많은 생각,
나보다 더 많은 경험을 갖고 도출한 결과가
'하나님은 존재한다.' 라는 사실과,
내가 예배를 들으며 성령에 감화하여 눈물을 흘린 경험을 근거로, 나는 하나님을 믿는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었다.
그 때부터 미친 듯이 찬송을 듣기 시작했고
찬송을 부르기 시작했고,
피아워십을 좋아하기 시작했고,
나의 피드는 기독교 관련 인스타 계정들로 가득하게 되었다.
주기도문의 '성도의 교제'가 중요하다는 내용을 실천하여,
청년부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러다 인스타 게시물을 보게 되고, 혼전순결에 대해서 알게 된다.
왜 혼전순결을 지켜야 돼?
" 혼전 순결을 지키지 못했다면,
그 죄에 대해 참회하고 다시 관계를 맺지 않으면 된다. "
혼전 순결을 지키지 못한 기독교 신자가 하나님께 용서받는 방법이다.
필자는 이 방법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나, 실천하지 않았고, 혼전 순결의 존재를 알게 된 이후 교회를 자주 빠지게 되었다.
많은 기독교 신자들이 혼전 순결을 지킨다.
왜 지키는지도 모르지만, 그냥 하나님이 음행하지 말라 하셨으니 지킨다.
그러나 그 때의 나는 지켜야 하는 이유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음행의 죄는 십계명에도 '네 아내를 탐하지 말라' 와 같이 적혀 있다.
난 상대의 아내를 탐하지 않았으니 혼전 여자친구와 피임섹스를 하는 건 문제가 없지 않나?
혼전 순결은 너무 고지식하지 않나?
하면서 교회랑 멀어지게 되었다.
그 이후에는 원나잇, 매춘, 가벼운 관계를 수없이 맺었다.
그러면서 알게 된 사실이 있다.
바로 섹스를 인생의 중심으로 놓고 살게 되면, 필연적으로 비교 기반의 삶을 살게 된다는 것이다.
'아 쟤는 나보다 섹스를 많이 했겠지?'
'쟤는 나보다 많은 사람이랑 섹스를 했겠지?'
'내 파트너는 그렇게 예쁘진 않은데.'
'난 커리어를 생각하면서 섹스도 챙겨야 하니까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는 않은데, 어떡하지? 상대적으로 뒤떨어지게 되는데?'
비교 기반의 삶은 비참하다.
적당한 비교와 승부욕은 그 사람에게 동기 부여가 되지만,
너무나 강한 비교와 승부욕은 사람을 피폐하게 만든다.
여름성경학교에서 목사님이 이런 얘기를 해 주셨다.
"1억을 갖게 되면 10억을 가진 사람이 부러워지고,
10억을 갖게 되면 100억을 가진 사람이 부러워진다.
이는 타인에 의해서 행복/불행이 정해지는 의존적인 행복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랑과 강한 신앙을 얻은 사람은,
그 무엇도 부러워하지 않고 독립적인 행복을 얻을 수 있다."
사실 돈으로 비교하는 예시는, 대상이 직관적이다.
하지만 섹스로 비교하는 것은, 전혀 의미가 없다.
왜냐면 섹스로 비교하는 것은 정확한 섹스 추정치와 가중치를 알 수도 없고,
말 그대로 추상적이고 느낌적인 비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부러워하는 '섹스 많이 한 애들'도 도파민의 역치를 처 맞고 웬만한 쾌락으로는 성에 안 차는 상태일텐데, 이는 제로섬 게임이다. 그냥 모두가 불행해지는 게임.
비교 기반의 삶을 탈출하기 위해서는, 결국 하나님의 품 안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목사님께 상담을 요청했다.
"목사님, 혼전순결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섹스하면 기분이 너무 좋아서
계속 하고 싶습니다.
이게 제가 교회를 자주 빠지게 되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후 목사님과의 상담 내용은 (하)편에 작성하겠습니다. 글이 길어졌네요.
[1] 콘돔의 찢어짐 또는 불량으로 인해 정액이 샐 확률 1/2^20 *
배란일을 의도적으로 피해서 했으나 생리불순으로 인해 배란일이었을 확률 1/2^10 *
배란일에 정상적인 질내사정으로 임신할 확률 3/10
전부 곱하면 3/ 10737418240 = 100억분의 삼에 근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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